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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관리자
Subject   생명과학에서 본 자아
생명과학에서 본 자아

김규원(서울대학교 교수)


생명과학은 생명현상을 물질적인 측면에서 탐구하기 때문에 자아라는 개념도 생명과학에서는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물질적인 육체를 의미하게 된다. 이러한 육체는 다시 그 구성의 기본단위인 세포와 세포 내부에서 생명현상을 발현하는데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분자수준의 물질인 유전자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의 육체는 적어도 수십조에 달하는 무수히 많은 수의 세포들로 구성이 되어 있고 이러한 세포들은 하나의 수정란 세포로부터 무수히 많은 분열과정을 거쳐 거대한 수의 세포덩어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분열과정을 거치면서 동시에 다양한 분화과정이 일어나서 우리의 몸은 수많은 세포들이 모여 있는 단순한 세포덩어리가 아니라, 다양하면서도 서로 유기적이고 독특한 기능을 가진 세포들의 집합체인 것이다.

그러면 나의 몸은 생존해 있을 때 동일한 자신이라고 여길 정도로 독특한 형태를 어떻게 유지시킬 수 있는가? 또 자신이 사멸될 경우에도 자신과 유사한 후손을 낳아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어떻게 지속시킬 수 있는가?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생명과학에서는 우리 몸 구성의 기본단위인 세포에 초점을 맞추어 그 내부를 깊숙이 들여다보았고, 그 결과 세포속의 유전정보가 복제되어 다음 세대의 세포로 전달됨으로써 이러한 현상이 일어남을 알게 되었다. 이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유전정보의 전달물질을 유전자로 명명하게 되었고 이 유전자는 DNA라는 분자로 이루어 졌음이 규명되었다. 그리고 1953년 생명과학분야의 가장 획기적인 발견인 DNA의 분자구조가 알려지면서 지난 50년간 DNA와 유전자에 관련된 수많은 연구가 폭발적으로 이루어졌고 마침내 지난 2000년 인간 전체 DNA 서열이 밝혀지게 되었다. 인간의 모든 유전정보가 알려지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에 대해 과학적 탐구를 본격화시킬 수 있으며 앞으로 모든 인간 유전자의 기능과 실체가 규명되면서 그 활용까지도 가능 할 것으로 예측이 된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간략하게 요약해 보면, 하나의 인간세포에는 약 30억 개의 DNA 분자들이 있고 이 DNA들이 30,000~35,000개의 유전자를 구성하여 사람세포 특유의 독특한 유전정보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3만 여종의 인간 유전자는 4종류(A, G, C, T)의 DNA들이 어떤 배열순서로 나열되어 있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유전자로 결정이 된다. 그리고 동일한 유전자라 하더라도 배열순서의 미세한 차이에 따라 부모, 자식, 형제, 자매간의 차이를 야기시킨다. 이러한 유전자에 내재된 유전정보는 100만종 이상의 다른 단백질로 구현되어 우리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생명현상을 나타내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 사이의 신체적인 특성과 차이는 세포 속에 함유된 유전정보, 즉 DNA 서열의 차이와 밀접하고도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다시 말해서 DNA 배열순서의 차이는 유전자, 단백질, 세포, 조직, 나아가서 우리가 자아라고 생각하는 개체의 차이를 야기시키게 된다.

그러나 DNA 수준에서는 차이가 없다. 즉 4종류의 DNA인 A, G, C, T단계에서는 인간 간에 차이가 없고, 더 나아가 다른 동물과 식물, 그리고 박테리아 같은 미생물까지도 동일하므로 생명체의 핵심 구성성분인 DNA측면에서는 모든 생명체가 동일하다고 간주 된다. 따라서 DNA수준의 미세한 단계까지 내려가면 자아라는 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모든 생명체가 동일한 물질로 구성 되어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 DNA들의 배열순서가 달라져서 각 생명체의 고유한 특성을 나타냄으로, 물질적인 측면에서의 자아, 즉 나의 육체는 이러한 DNA 배열순서의 고유성에 기인된다고 할 수 있다. 이 DNA 배열순서의 고유성은 개개 유전자로 구현되어 있으므로 우리 몸 세포 속에 존재하는 3만여 개 유전자들이 어떻게 작용되는가에 따라 개별자아의 육체적인 특성이 나타날 것이다. 즉 하나의 수정란 세포로부터 수많은 분열과정을 거치면서 유전자들이 어떻게 작용되는가에 따라 뇌조직세포, 골격세포, 피부세포 등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세포들로 분화되어 각기 다른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이러한 분화과정에서 3만여 개의 유전자들이 한꺼번에 다 작동되는 것이 아니고 분화단계에 따라 시․공간적으로 다른 유전자들의 조합이 작동하여 분화가 적절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들의 조합과 작동원리는 부분적으로 밝혀지긴 했으나 아직도 현대 생명과학에서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아마도 세포가 위치한 시․공간적 특수성에 따라 활동하는 유전자들의 숫자와 종류가 적절하게 재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시․공간적으로 작동하는 유전자들의 종류가 달라질 뿐 아니라, 변화하는 외부 조건에 따라 상호작용이 역동적으로 끊임없이 일어나면서 수정란으로부터 성체로의 발생과 발달과정을 일으키고 또한 노화과정에도 직접 관여할 것이다. 즉 우리 몸의 출생에서부터 노화단계의 전체 생명주기에서 생명현상을 발현시키는 유전자들은 상호 연관된 그물망을 끊임없이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들은 하나의 수정란 세포로부터 동일하게 복제되어 분열된 각 세포 속에 저장되어 전달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수십조의 세포들은 분화과정을 거쳐 그 특성이 다르면서도 그 유전정보의 총합은 동일하고, 하나의 세포 속에 모든 세포들의 유전정보를 다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 속에 전체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명과학에서의 자아란 분자수준의 DNA 배열순서, 즉 유전정보를 가진 유전자들로부터 유래되어 수십조의 세포들로 구성된 각기 조금씩 다른 육체를 가진 존재이다. 그러나 인간 개개의 독특한 자아는 신체로부터 유전자 수준까지로 한정되고 그보다 더 미세한 수준, 즉 유전자를 구성하고 있는 Å(10-10m) 단위의 DNA 수준이 되면 개체간의 차이가 없어지고 동일해 진다. 따라서 DNA는 특정 생물종의 경계를 벗어나서 생물종간의 이동도 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아라고 생각하는 물질적인 범위는 Å(10-10m)에서 m 단위에 한정이 되고 그 이하 또는 그 이상의 크기가 되면 과학적으로 자아와 비자아를 구분할 수가 없다.

이상과 같이 현재의 생명과학은 생명체 공통의 DNA로부터 유전자가 형성이 되고 유전자로부터 세포와 조직 수준으로의 생명현상이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가에 따라 자아의 특성이 나타나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자아의 발현에는 유전자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3만 여 개에 달하는 인간 유전자들이 발생과 노화, 그리고 질병상태에서 상호 복잡한 그물망을 형성하면서 작동하는 원리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는 미지의 세계이다. 다만 어렴풋이 알려진 것은 서로가 서로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연관성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미세 환경 조건의 변화를 적절히 수용하면서 작동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하나의 유전자가 독립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많은 유전자들이 상호 연관된 치밀한 네트워크의 틀 속에서 쉴 새 없이 변화하면서 그 특성이 자아로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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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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