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빠알리성전협회 Korea Pali Text Society

 

 

 

 

경|율|론 삼장

논문자료실

시청각자료실

협회자료실

부처님께 묻는다면

명상수행의 바다

 

 

 


 Total 8articles, Now page is 1 / 1pages
View Article     
Name   수지행
Subject   공덕은 뭇삶들의 의지처
2002년 4월 3일(첫째주 수요일)

모든 삶은 죽음에 이르네.
삶은 그 끝을 죽음으로 삼으니
행위를 하는 그대로 좋고 나쁜 과보를 받네.
나쁜 일을 한 사람은 지옥으로
좋은 일을 한 사람은 하늘나라로 간다.
오로지 좋은 일을 해서 내세를 위해 공덕을 쌓아라.
공덕은 저 세상에서 뭇삶들(중생)의 의지처가 되리.
         -우리말 쌍윳따니까야 제1권 221쪽 '할머니'경


위 게송은 120세 되신 할머니의 임종을 맞은 꼬살라국의 빠쎄나디 왕에게 부처님이 설하신 것이다.
왕은 대낮에 부처님을 찾아와 할머니가 자신에게 얼마나 사랑스러운 분이었는지를 말하고, 만약 값비싼 코끼리, 값비싼 말, 가장 좋은 마을, 가장 좋은 성을 주어서 할머니를 돌아가시지 않게 할 수 있었다면 할머니를 돌아가시지 않게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한 부처님의 대답은 아주 간명하다. "대왕이여, 뭇삶은 죽어야 하는 것이고 죽음을 끝으로 하는 것이며 죽음을 뛰어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빠쎄나디 왕은 "세존이시여, 놀라운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었던 일입니다."라고 감탄한다.

당시 인도는 갠지스강 유역의 비옥한 토양으로 인해 농산물이 풍부하게 생산되었고, 이러한 물질적 풍요는 상공업의 발달을 촉진시키면서 강력한 도시국가를 출현시켰다. 꼬쌀라국은 16대국 가운데서도 강대국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대한 제국의 패권주의는 바라문교의 제식만능주의 및 공덕사상과 결합되어 있었다.


공덕사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지배종교인 바라문교에서는 많은 제물을 바쳐 공덕을 쌓으면, 그 공덕으로 현세에서 번영을 누리고 죽어서는 영원한 범천의 세계에 태어나서 복락을 누린다고 하였다.

이때 바라문교에서 말하는 공덕의 기준은 제물의 양에 비례하며, 공덕의 결과는 현세와 내세에서의 복락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제물의 양과 질은 세속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당대에 지배적인 종교적 정서인 공덕사상을 일정하게 수용하면서도 공덕의 기준과 그 결과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입장에 서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공덕의 기준은 인간이 선하고 건전한 행위를 하는가, 악하고 불건전한 행위를 하는가 하는 사회윤리적인 준거틀이며, 그러한 공덕의 결과는 자기만의 복락이 아니라 '뭇삶들의 의지처'가 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연기법적인 진리가 사회윤리적인 측면에서 반영된 놀라운 말씀이라고 볼 수 있다.


공덕을 구하는 이의 의도와 욕망

불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가 가지고 있는 기복적인 성향은 이러한 바라문교의 제사만능주의 또는 공덕주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종교가 본분사를 잃어버리고 세속화, 타락화의 길을 걷게 되는 근저에는 항상 이러한 것들로 가르침과 신행의 근본을 삼는 상황이 놓여 있다.

결국 종교의 세속화는 승단이나 사찰의 규모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과 공덕을 구하는 신도들의 욕망이 합해져서 만들어낸 산물인 셈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처님의 대답은 공덕주의에 수반되는 기복적 성향에 대한 부정일 뿐만 아니라 공덕을 구하는 이의 의도와 욕망을 꿰뚫는 할이 아닐 수 없다.

할머니를 살려만 준다면 막대한 재물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왕 앞에서, 왕이나 왕의 할머니가 지금까지 지어온 공덕으로, 또는 지금부터라도 왕이 할머니를 위해서 이러한 공덕을 닦으면, "할머니는 하늘나라에 태어나 영생을 누릴 것이다"라는 대답은 어찌보면 진짜 인간다운 따뜻한 말이요, 동사섭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죽은 이의 가족 앞에서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조문하는 말이 그러하지 않은가. "그동안 좋은 일 많이 하셨으니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예요."

그러나 이러한 대화법은 어쩌면 상대방이 마음속으로 바라는 말을 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거기에는 무상과 고와 무아에 대한 어떤 성찰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만 부처님은 단언한다.

"뭇삶은 죽음을 끝으로 한다."
"저 세상에서도 공덕은 '뭇삶들의 의지처'가 되리"

"나쁜 일을 한 사람은 지옥으로 좋은 일을 한 사람은 하늘나라로 간다."라고 당대의 종교적 정서와 관념을 사회윤리적 관점에서 수용하지만 "저 세상에서도 공덕은 '뭇삶들의 의지처'가 되리"라고 결론 지음으로서 '자아의 윤회'와 관련된 기복적 성향을 완전히 탈피하고 있음에 실로 주목해야 한다.


자신의 욕망을 들여다보기

한편, 이러한 담론의 과정에서 "자신의 신체나 개별적인 욕망은 그래도 노력하면 끊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자식이나 가족에 관련된 애착과 욕망을 끊기는 정말 어렵지 않겠는가"라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왜 자기 자식에 대해서만 그러한 마음이 생기는가?", "부모의 애착이 정말 자식사랑에서 나온 것인가, 아니면 부모 자신이 욕구하는 바를 자식을 통해서 실현하려는 것인가" 또는 "부모의 애착이 오히려 자식들에게도 고통이 되지 않을까"라는 등등의 여러 이야기들이 오가면서 대화가 진행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자신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이중적인 태도들에 대해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이를 통해 대화모임이 현실속에 살아있는 법모임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아무튼 이 문제를 제기한 도반은 수행실천과제를 자식에 대한 욕망과 애착을 보는 것으로 삼게 되었다고 하셨다.

▶이밖에도 '초기 경전을 이렇게 공부해가다 보면 부처님께서는 사유를 매우 강조하시는데 왜 선불교에서는 오히려 사유를 중지하라는 요청이 더 많은가. 그러한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이것은 이후에 사선정을 주제로 삼을 때 다루기로 했다.






No
Subject
Name
Date
Hit
notice   초기경전 대화모임에서 읽는 경들입니다 관리자 2004/07/16  6825
7    네 가지 새김의 토대 (사념처) 수지행 2004/07/16  5641
6      용어의 의미란 독자 2004/09/17  4028
5    다섯 가지 존재의 다발 (오온) 수지행 2004/07/16  5605
   공덕은 뭇삶들의 의지처 수지행 2004/07/16  8542
3    무상, 덧없음에 대하여 (2) 늙음에 관한 진실 수지행 2004/07/16  4630
2    무상, 덧없음에 대하여 (1) 무상의 인식과 두 갈래 길 수지행 2004/07/16  7200
1    대화모임의 자료들입니다 관리자 2004/07/16  25558
1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lifesay